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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털, 지역언론의 팜이 될 수는 없는가?

박신지 발행인 | 기사입력 2022/11/22 [22:09]

[기자수첩] 포털, 지역언론의 팜이 될 수는 없는가?

박신지 발행인 | 입력 : 2022/11/22 [22:09]

 

포털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22일 지역의 인터넷 신문사들에게 경고장을 날리는 사건으로 언론인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사건은 국내 유수의 한 건설사가 분양에 들어간 아파트에 대해 지역 인터넷 언론들이 게재한 기사가 문제가 있다며 문서와 함께 통보하면서 발단이 됐다. 

 

포털들은 '뉴스 제휴 및 제재 심사 규정' 제 15조(부정행위)라는 목줄을 통해 신문사들에게 경고로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제휴 탈락이라는 무시무시한 처분을 내림으로써 언론인들에게는 생사여탈을 쥔 절대적 존재로 군림하고 있다.

 

포털들이 오늘날과 같은 슈퍼갑의 위치에 오르기 전 초창기에는 신문사들이 '을'에 불과했던 포털에게 오히려 송출료를 받아가며 기사를 제공했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의 포털 생태계에서는 상상도 이해도 안가는 이야기다.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작금의 지역 인터넷 신문사들은 폐간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대부분 지역 인터넷 언론은 운영비 등을 제하고 남는 최저 시급도 않되는 수입 구조속에서 긍지와 자존심으로 신문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 이들에게 소금배가 들어와 잠시나마 재정 운영에 숨통을 틔울수 있는 시기가 있으니 바로 신규 아파트의 분양 광고 건이 발생할 때다.

 

아파트 분양광고는 중앙·지방·지역 언론 할 거 없이 매출 증대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고, 이제는 포털에서도 심심치 않게 배너로 노출되며 수혜를 함께 누리는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역 인터넷 언론에게 아파트 분양 광고는 더더욱 비중이 높은 몇 안되는 수익 영역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포털들이 이 영역을 들여다 보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고, 리액션 강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지역 언론의 사정을 포털들이 모르고 그러는 걸까? 아니면 언론사들의 순도 높은 청정한 '기사' 창달을 위한 고결한 사명의식의 발로인 걸까?

 

포털이 그들만의 어마무시한 잣대를 지역의 풀뿌리 언론들에게까지 들이대는 이 장면이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의 밥그릇을 빼앗으려던 대기업의 무차별적 사업진출과 교차되는건 지나친 비약 일까?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이번에 지역 신문사들에게 통보한 경고에는 '기사로 위장한 광고 전송'을 지적하고 있다. 규칙이 그렇고 그에 따른 불이익을 주겠다는 포털의 방침에 약자인 지역 언론사들의 숨통은 점점 옥죄어지고만 있다.

 

그러면 안된다. 칼자루 들고 통제에 맛들려서는 안될 일이다. 

 

포털은 풀뿌리 신문사들이 숨쉬고 성장할 수 있는 팜이 돼 줘야한다. 건강한 언론 환경을 제공해 판을 깔아주고, 이를 통해 건전한 신문사 양성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적극나서야 한다. 

 

그것이 국내 포털에 비해 언론 친화적인 구글 검색을 자제하며 애국심으로 국내 포털을 클릭하는 국민들에 대한 예의이자 도리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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